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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이 뼈까지 파고들 때, 무조건 생각나는 성수동 국물 맛집 3대장 (소문난 감자탕, 능동미나리, 성수부두)

by 호야로미 2025. 11. 23.

 

성수동은 계절마다 다른 매력이 있지만, 겨울 투어는 꽤 힘든 코스입니다. 힙한 팝업 스토어와 편집샵들이 골목골목 숨어 있어 야외를 걷는 시간이 매우 길기 때문입니다. 화려한 볼거리에 눈은 즐겁지만,  불어오는 칼바람을 맞으며 웨이팅을 하다 보면 어느새 손발이 꽁꽁 얼어붙고 맙니다.

 

이럴 때 분위기 좋은 파스타나 차가운 디저트는 어딘가 아쉽습니다. 한국 사람이라면 결국 이럴 때 간절해지는 건 속을 뜨끈하게 데워줄 깊은 국물 요리입니다. 오늘은 성수동 나들이를 나선 여러분의 언 몸을 완벽하게 녹여줄 국물 맛집 3곳의 매력을 정리했습니다. 직접 가서 먹어보고 느낀 점 중심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성수 감자탕

1. 소문난 감자탕 - 성수동의 살아있는 전설

이곳은 성수동이 핫플레이스가 되기 훨씬 전부터 동네를 지켜온 터줏대감입니다. 수많은 방송에 소개되었지만, 여전히 식사 시간만 되면 가게를 둘러 쌀 정도로 긴 줄이 늘어섭니다. "감자탕이 특별할게 있나"라고 의심했던 사람들도 국물 한 숟가락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곳입니다. 웨이팅이 길어 보이지만 별관도 있고 서빙 속도가 워낙 빨라 회전율이 좋으니 겁먹지 말고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특징]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는 건 압도적인 비주얼입니다. 뚝배기 위로 큼지막한 돼지 등뼈가 산더미처럼 쌓여 나옵니다. 뼈만 큰 게 아니라 붙어있는 살코기가 어마어마하게 실합니다. 젓가락만 대도 살이 후두둑 떨어질 정도로 푹 삶아낸 것이 특징입니다. 24시간 영업이라 늦은 밤 해장이나 이른 아침 식사로도 완벽합니다.

 

[가격]
감자탕(소) 29,000원 / (중) 34,000원 / (대) 43,000원
감자국(식사 메뉴) 11,000원

 

[맛의 포인트]
이 집 국물은 '자극적이지 않음'이 핵심입니다. 캡사이신이나 조미료 맛이 강한 프랜차이즈와 달리, 된장 베이스의 구수함이 중심을 잡고 있습니다. 맵거나 짜지 않고 은은하게 칼칼해서 국물을 계속 떠먹어도 속이 편안합니다. 돼지 잡내 없이 고기 본연의 고소한 풍미가 국물에 진하게 배어 있습니다.

 

[맛있게 먹는 꿀팁]

  1. 특제 소스 활용: 테이블에 놓인 겨자 소스는 단순히 톡 쏘는 게 아니라 양파가 들어가 달짝지근합니다. 두툼한 살코기를 국물에 적신 후 이 소스에 푹 찍어 드세요.
  2. 수제비 퍼포먼스: 고기를 70% 정도 드셨다면 수제비 사리를 추가하세요. 시판 냉동이 아니라 직원분이 밀가루 반죽을 들고 와서 눈앞에서 툭툭 떼어 넣어줍니다. 이 손수제비가 쫄깃함의 끝판왕입니다.
  3. 볶음밥은 필수: 남은 국물에 깻잎, 김 가루, 참기름을 넣고 볶아낸 볶음밥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냄비 바닥 누룽지까지 긁어먹어야 제대로 먹은 겁니다.

 


 

 

능동미나리

2. 능동 미나리 - 겨울 미나리는 보약

기름진 음식에 지쳐 깔끔하고 건강한 맛을 찾는다면 요즘 가장 핫한 곰탕집인 능동미나리가 정답입니다. 겨울철 차가운 땅을 뚫고 자라난 미나리는 향이 가장 강하고 줄기가 연해서 보약이나 다름없습니다. 묵직한 고기 국물과 상큼한 미나리가 만나 느끼함은 싹 사라지고 개운함만 남는 완벽한 밸런스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특징]
이곳은 재료에 타협하지 않습니다. 국물 베이스인 소고기는 최상급 투플러스(1++) 한우만을 고집합니다. 덕분에 국물에서 잡내 없이 깊은 육향이 느껴집니다. 가장 인상적인 건 '미나리 폭탄' 비주얼입니다. 곰탕 그릇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잘게 썬 미나리를 수북하게 덮어주는데,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고기의 부드러움과 대조를 이루며 먹는 재미를 더합니다. 인테리어도 세련된 레트로 감성이라 데이트 코스로도 손색없습니다.

 

[가격]
능동 미나리 곰탕 15,000원
미나리 수육 전골(소) 48,000원
육회 비빔밥 15,000원

 

[맛의 포인트]
국물이 정말 맑고 투명합니다. 보통 곰탕을 먹으면 입술이 번들거릴 수 있는데, 미나리의 청량함이 기름기를 잡아주어 끝맛이 아주 깔끔합니다. 밥이 국물에 말아져 나오는 토렴 방식을 사용하여 밥알 하나하나에 육수가 코팅되어 있어 퍼지지 않고 탱글탱글합니다.

 

[맛있게 먹는 꿀팁]

  1. 섞박지와의 조화: 테이블마다 비치된 섞박지(무김치)가 예술입니다. 적당히 익어 새콤달콤한 섞박지를 곰탕 한 숟가락 위에 얹어 드세요.
  2. 육회 비빔밥 곁들이기: 두 분이 가셨다면 곰탕 두 개보다 곰탕 하나, 육회 비빔밥 하나를 시켜 나눠 드세요. 향긋한 미나리 양념장에 비빈 비빔밥 한 입 먹고 뜨끈한 국물 마시면 그곳이 천국입니다.
  3. 수육 전골 쌈: 전골을 시키셨다면 야들야들한 수육에 살짝 데친 미나리를 듬뿍 올리고 특제 초무침과 함께 싸 드세요. 술이 절로 들어갑니다.

 


 

 

조개찜

3. 서울 한복판에서 만나는 겨울 바다, 성수부두

겨울 제철 음식 하면 조개찜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찬 바람이 불면 조개들이 살을 찌우고 단맛을 내기 시작하거든요. 성수부두는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바닷가 앞 포장마차로 순간 이동한 듯한 착각을 줍니다. 좁고 복작복작하지만 그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 덕분에 추위도 잊게 만듭니다.

 

[특징]
테이블에 찜통이 등장하는 순간 모두가 카메라를 들게 만드는 압도적 비주얼을 자랑합니다. 커다란 찜통에 가리비, 키조개, 전복, 백합 등 각종 해산물이 산처럼 쌓여 나옵니다. 단순히 양만 많은 게 아니라 당일 공수한 조개만 사용하여 신선도가 남다릅니다. 재료가 소진되면 영업을 종료하는 쿨한 곳이라 믿고 먹을 수 있습니다. 어둑한 조명 덕분에 썸 타는 사이나 친구끼리 속 깊은 이야기 나누기에도 최적입니다.

 

[가격]
조개찜(2인) 49,900원
조개구이(2인) 49,900원
칼국수 사리 3,000원

 

[맛의 포인트]
인위적인 조미료 맛이 아니라, 신선한 조개 자체에서 우러나온 뽀얗고 시원한 국물이 예술입니다. 청양고추를 넣어 국물이 꽤 칼칼해서 한 모금 마시면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조갯살은 질기지 않고 부드러우며 씹을수록 달달한 감칠맛이 터집니다. 찜통 아래쪽에는 콩나물과 배추가 깔려있어 채수의 시원함까지 더해집니다.

 

[맛있게 먹는 꿀팁]

  1. 국물 사수: 조개 껍데기 바르느라 국물이 식게 두지 마세요. 약불로 은근히 계속 끓이면서 따뜻한 국물부터 한 모금하셔야 몸이 녹습니다.
  2. 칼국수는 국룰: 조개를 건져 먹은 뒤 칼국수 사리 추가는 필수입니다. 온갖 해산물 엑기스가 우러난 국물에 면을 넣으면 웬만한 칼국수 전문점보다 맛있습니다.
  3. 면치기 엔딩: 잘 익은 칼국수 면발에 이곳의 시원한 김치 한 점을 얹어 면치기를 해보세요. 뜨거운 김과 함께 겨울 추위가 싹 달아나는 기분입니다.

 

이번 겨울 성수동 나들이, 추위에 떨며 어디 갈지 고민하지 마시고 이 세 곳 중 취향에 맞는 곳을 골라보세요. 배가 따뜻해야 여행도, 나들이도 더 즐겁게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