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다들 몸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벌써 여름을 위해 맨날 닭가슴살 100g에 고구마만 씹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이성의 끈이 툭 끊어질 때가 생깁니다. "나 오늘 말리지 마" 싶은 날이요. 그렇다고 튀김옷 잔뜩 입힌 치킨을 시키자니 양심이 찔리고, 다음 날 체중계 올라가기가 무섭습니다.
저도 같은 고민을 하다가 타협점을 찾았습니다. 문래동 창작촌의 터줏대감, '양키통닭'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여기선 죄책감 없이 배 터지게 먹을 수 있습니다. 왜냐고요? 우린 닭이 아니라 '시금치'를 먹으러 가는 거니까요. 물론 닭도 기름기를 쫙 뺏기 때문에 단백질 섭취를 한다는 명분도 함께요.
1. 첫인상 - "여기 조명 맛집이네?"
문래동 골목이 그러하듯 일단 찾아가는 길부터 심상치 않은데, "여기가 맞아?" 싶은 곳에 문을 열면 딴 세상이 나옵니다.
일단 들어가자마자 장작 타는 냄새가 훅 들어오는데, 이게 식욕을 확 돋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건 '조명'이에요. 진짜 어둡습니다. 다이어트하느라 얼굴 좀 헬쑥해지고 푸석푸석한 피부도 여기선 티가 하나도 안 납니다. 소개팅 분위기 잡기엔 최곤데, 솔직히 소개팅 첫 만남보다는 좀 편한 사이끼리 가는 걸 추천합니다. 왜냐면 시금치 뜯어먹느라, 닭 먹느라 입 모양이 좀 험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공간 - 좁디 좁은 실내
미리 말씀드리면, 조용하고 우아한 식사가 어울리는 곳은 아닙니다. 테이블 간격이 좁은 편이고, 워낙 핫플이라 사람들 말소리가 공간을 꽉 채웁니다. 그래도 어두운 분위기 덕에 오래된 재즈바 같은 분위기가 납니
- 테이블 구성: 2인석보다는 4인석 위주가 많고, 예약 전쟁입니다. 실내는 다소 좁아서 옆 테이블 대화가 BGM처럼 항상 들립니다. 하지만 또 이런 게 핫플의 매력 아니겠습니까
- 자리 팁: 직원이 안내해 주는 대로 앉아야 하긴 하는데, 가능하다면 주방(오픈키친) 근처나 구석진 자리가 낫습니다. 입구 쪽은 웨이팅 하는 사람들의 간절한 눈빛과 마주칠 수 있어서 닭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를 수도 있습니다.
3. 메뉴 - 다이어터 시점 전 메뉴 분석

메뉴판을 펼치면 여러 유혹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의 목적(식단 방어)에 맞춰 냉정하게 분석해 드립니다.
1) 오리지널 시금치 통닭 (합격, 무조건 이거)
고민하지 마세요. 이게 정답입니다. 참나무 장작구이라 기름기는 쏙 빠져서 담백한데, 속살은 수비드 한 것처럼 촉촉합니다. 퍽퍽살 싫어하는 분들도 여기 가슴살은 잘 드시더라고요.
- 핵심: 바닥에 깔린 시금치가 닭 육즙과 마늘 향을 싹 흡수해서 숨이 죽어 있는데... 와, 이게 고기보다 맛있습니다. 채소니까 많이 먹어도 살 안 찌는 기분? (실제로도 식이섬유니까 괜찮습니다.)
2) 페퍼 크림 통닭 (위험, 눈 감으세요)
일행 중에 꼭 크림 소스 좋아하는 친구가 있죠. 통닭이 꾸덕꾸덕한 크림 파스타 소스에 빠져 있고, 옥수수랑 버섯이 들어갑니다.
- 판결: 한 입 먹는 순간 3일 치 유산소 운동이 날아갑니다. 소스 자체가 칼로리 폭탄인 데다, 안에 파스타 면이나 밥을 비벼 먹게 되거든요. 단호하게 거절하세요.
3) 칠리 치즈 통닭 (최악의 적)
이름만 들어도 느낌 오시죠? 칠리소스에 치즈가 이불처럼 덮여 있습니다. 나트륨과 지방의 환상적인 콜라보레이션입니다.
- 판결: 이건 벌크업 하는 분들에게 양보하세요. 붓기 빼느라 고생한 지난날을 떠올리며 패스합니다.
4) 타이 커리 코코넛 치킨 (애매함)
동남아 풍의 옐로 커리와 코코넛 밀크가 들어간 메뉴입니다. 이국적이고 맛있지만, 코코넛 밀크도 지방 함량이 꽤 높고 소스가 답니다.
- 판결: 크림보다는 낫지만, 시금치보다는 못합니다. 시금치 통닭이 품절됐을 때 차선책 정도로만 생각하세요.
5) 사이드 메뉴 (아보카도 vs 프렌치프라이)
- 과일, 아보카도 샐러드: 양이 좀 적긴 한데, 입가심용으로 아주 훌륭합니다. 식단러에겐 빛과 소금 같은 메뉴죠.
- 치즈 무화과 등: 와인 안주로는 좋지만 당분이 높습니다.
- 프렌치프라이: 굳이 여기서 감자튀김을...? 참으세요.
4. 꿀팁 - 다이어터를 위한 맛있게 먹는 방법
맛있게 먹되, 다이어터의 본분은 지키는 방법 알려드립니다.
- 시금치 추가는 필수: 주문할 때 아예 시금치 추가(6,000원)를 외치세요. 먹다 보면 부족해서 서로 눈치 보게 됩니다. 맘 편하게 추가해서 실컷 드시길 추천합니다.
- 찹쌀밥 발굴 작업: 통닭 배를 가르면 안에 찹쌀밥이 들어있습니다. 진짜 쫀득하고 맛있는데... 이게 탄수화물 덩어리입니다. 나오자마자 숟가락으로 파내서 앞사람 접시에 덜어주세요. "너 많이 먹어^^" 하면서요. 우린 딱 한 숟가락만 맛보는 걸로.
- 음료: 맥주 대신 탄산수나 제로 콜라 시키는 거 잊지 마시고요. 와인 한 잔 정도도 다이어트엔 참아야겠죠.
5. 위치 및 주차 (차 가져오면 후회함)
문래동 갈 때마다 느끼지만, 여긴 차 가져가면 고생길이 훤합니다. 양키통닭 자체 주차장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 위치 : 문래동 3가 58-51
- 주차 팁: 굳이 가져가셔야겠다면 '문래근린공영주차장'이나 '문래동 3가 공영주차장'에 주차하시고 걸어야 합니다. 거리는 좀 있는 편이니 감안하셔야 합니다
- 웨이팅: 평일에도 6시 넘으면 줄 서야 합니다. 배고픈 상태로 웨이팅 하면 눈 돌아가서 폭식하게 되니까, 차라리 5시 오픈런을 추천합니다.
한 줄 코멘트, 식단을 하는 중에 도저히 허기져서 치킨 대용을 찾는 다면 최고의 선택지. 시금치는 반드시 추가하는 걸 추천하며 3가지 메뉴 중 오리지널만 선택해야 하는 건 어쩔 수 없음. 다만 좁은 공간으로 인한 극악의 웨이팅과 가까운 주차공간이 없는 점은 아쉬운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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