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코끝을 스치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디저트가 있습니다.
바로 새하얀 눈 같은 생크림 위에 붉은 보석이 박힌 '딸기 케이크'입니다.
특히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이나 소중한 기념일에는 이 케이크 하나만 식탁에 올려도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스몰 럭셔리'를 즐기며 호텔 케이크로 기분을 내는 분들도 참 많습니다.
오늘은 일명 "케게팅(케이크+티켓팅)"이라고 불릴 만큼 예약이 치열한 서울의 대표 딸기 케이크 성지 3곳, 신라호텔과 롯데호텔, 그리고 키친 205를 꼼꼼하게 뜯어보려 합니다. 올해 연말, 여러분의 선택을 도와줄 현실적인 가이드를 준비했습니다.

1. 신라호텔 - 클래식의 품격, '패스트리 부티크'
호텔 케이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자, '겨울의 미각'을 상징하는 아이콘입니다.
화려한 기교를 부리기보다는 기본기 하나로 승부를 보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맛과 특징
이곳 케이크의 핵심은 누가 뭐래도 '생크림'입니다. 한 입 먹어보면 "와, 정말 고급스럽다"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진한 우유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집니다. 신기한 건 그렇게 진한데도 느끼함이 없고 오히려 끝맛이 아주 고소하다는 점입니다.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내리는 시트와 담백한 크림의 조화는 왜 이곳이 '명가'인지 증명합니다. 너무 달지 않고 재료 본연의 깊은 맛을 선호하신다면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가격 및 장단점
- 가격: 올해 연말 시즌 가격은 약 10만 원 중반대로 책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매년 가격이 오르고 있어 마음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 장점: '실패가 없는 맛'입니다. 신라호텔이라는 브랜드가 주는 신뢰감과 고급스러움 덕분에 누구에게 선물해도 칭찬받을 수 있습니다.
- 단점: 솔직히 가격이 부담스러운 건 사실입니다. 게다가 예약 난이도가 극악이라 원하는 날짜를 잡으려면 꽤나 고생을 해야 합니다.
예약 팁
보통 11월부터 12월 예약이 시작되는데, 유선 전화나 공식 홈페이지를 이용해야 합니다. 특히 크리스마스나 연말 주말은 예약 오픈과 동시에 마감되는 경우가 허다하니, 스케줄이 확정되었다면 무조건 서두르는 것이 좋습니다.

2. 롯데호텔 - 압도적인 딸기 폭탄, '델리카한스'
"케이크를 산 건지 딸기 한 팩을 산 건지 모르겠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인 곳입니다. 비주얼부터가 딸기로 꽉 차 있어 보는 순간 압도당하게 됩니다.
맛과 특징
델리카한스는 신라호텔과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 이곳의 생크림은 화이트 초콜릿 가나슈를 섞어 만들기 때문에 질감이 살짝 꾸덕하고, 단맛이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빵(시트) 역시 부드러움보다는 밀도가 높고 쫀쫀한 식감이 살아있어 씹는 맛이 있습니다. 킹스베리 같은 프리미엄 딸기 40알이 통째로 들어가 있어, 묵직하고 달콤한 디저트를 사랑하는 분들의 입맛을 완벽하게 저격합니다.
가격 및 장단점
- 가격: 2024년 연말 기준으로 9만 8천 원에서 10만 5천 원 선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올해는 10만 원 초반 정도 예상 됩니다
- 장점: 돈이 아깝지 않을 만큼 딸기가 풍성하게 들어있고, 케이크를 들었을 때 느껴지는 묵직한 무게감이 주는 만족도가 상당합니다.
- 단점: 크림 자체가 꽤 달고 무거운 편이라, 담백한 맛을 즐기는 분들에게는 호불호가 조금 갈릴 수도 있습니다.
예약 팁
네이버 예약이나 전화를 통해 예약할 수 있습니다. 종종 네이버 예약 시 할인 혜택을 주는 경우가 있으니 미리 확인해 보시면 좋습니다. 수령일에는 소공동 롯데호텔 본점 로비로 가시면 됩니다.

3. 키친 205 - 사계절 생딸기의 전설
호텔 케이크 가격이 부담스럽지만 딸기 케이크를 포기 못 하는 분들에게 완벽한 대안이 되어주는 곳입니다. 전남 함평 본점에서 시작해 서울을 평정한, 일명 '딸기밭 케이크'입니다.
맛과 특징
이곳의 가장 큰 무기는 냉동이 아닌 사계절 내내 갓 수확한 신선한 생딸기를 쓴다는 점입니다. 이름 그대로 케이크 안팎이 딸기로 뒤덮여 있어 박스를 열자마자 상큼한 향이 진동합니다. 100% 동물성 생크림을 써서 입안에 미끌거림 없이 뒷맛이 깔끔하고, 시트가 정말 촉촉해서 입에서 살살 녹습니다. 인위적인 단맛보다는 딸기 본연의 상큼함이 돋보이는 맛입니다.
가격 및 장단점
- 가격: 미니 사이즈는 3만 원대, 1호 사이즈는 4만 원대입니다. 호텔에 비하면 훨씬 합리적입니다.
- 장점: 호텔 케이크의 절반 가격으로 최상급 퀄리티의 딸기 케이크를 맛볼 수 있습니다. 잠실 롯데월드몰, 고속터미널 지하 등에 입점해 있어 접근성도 훌륭합니다.
- 단점: 현장 구매 경쟁이 전쟁터 수준입니다. '오픈런' 없이는 구하기 힘들고, 예약도 1분 1초를 다투며 마감될 만큼 인기가 뜨겁습니다.
예약 팁
매주 일요일 저녁 6시에 네이버 예약이 열립니다. 알람 설정은 필수이고요, 현장 구매를 노리신다면 백화점 오픈 시간보다 일찍 가서 대기하셔야 안전하게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줄을 서 있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케이크를 사야하나?
격식 있는 기념일이나 호캉스 분위기를 원한다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우유 생크림의 정석, 신라호텔 패스트리 부티크가 후회 없는 선택입니다.
딸기 덕후 커플이 배 터지게 먹고 싶다면?
꾸덕한 크림과 쫀쫀한 시트, 그리고 딸기가 쏟아지는 롯데호텔 델리카한스가 정답입니다.
홈파티나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잡고 싶다면?
신선함이 살아있는 리얼 딸기 케이크, 키친 205입니다.
올해 연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달콤한 딸기 케이크 한 조각 나눠 먹으며 잊지 못할 추억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