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으로 촬영할 때 쓰는 그 드론으로 헬기를 대체할 수 있을까요? 처음에 저도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DARPA의 ANCILLARY 프로그램 소식을 접했을 때 "150kg짜리 드론이 뭐가 특별하지?"라는 의문이 먼저 들었거든요. 그런데 자료를 파고들수록 미국이 준비하는 전쟁의 미래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드론 하나 더 만드는 게 아니라, 보병 단위에서 직접 항공 전력을 운용하는 체계로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VTOL 기술과 중형급 드론의 공백

VTOL(수직 이착륙, Vertical Take-off and Landing)은 활주로 없이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는 항공기 기술을 말합니다. 헬리콥터가 대표적이죠. 그런데 현재 150kg급 중형 드론은 대부분 활주로가 필요했고, 속도나 항속거리에서도 한계가 명확했습니다.
DARPA가 주목한 건 바로 이 중형급 드론 시장의 공백이었습니다. 소형 정찰용 드론은 이미 전장에서 활발히 쓰이고 있고, 대형 무인기는 프레데터나 리퍼 같은 검증된 플랫폼이 있습니다. 하지만 보병 부대가 직접 운용할 수 있으면서도 실질적인 전투 지원이 가능한 중형급은 애매한 위치였죠.
제가 주목한 건 이 프로젝트의 요구 사양입니다. 12시간 이상 비행하면서 100해리(약 185km) 작전 반경을 갖추고, 27kg의 페이로드를 탑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페이로드란 드론이 실제로 싣고 운반할 수 있는 화물이나 장비의 무게를 의미합니다. 27kg이면 보급품, 통신 중계 장비, 심지어 소형 무기까지 탑재 가능한 수준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의 중요성을 직접 확인한 미군이 이제 본격적으로 체계를 갖춰 가는 모습입니다. 특히 150kg이라는 무게 기준은 미 국방부의 UAS 분류 체계에서 Group 3에 해당하는데, 이 등급은 운용과 유지보수에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편입니다.
Sikorsky 자율비행 시스템의 핵심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자율비행 기술의 통합입니다. 5개 참여 업체 모두가 Sikorsky의 MATRIX 자율비행 알고리즘을 사용한다는 점이 특히 그렇습니다. MATRIX는 Sikorsky가 ALIAS(Aircrew Labor In-Cockpit Automation System) 프로그램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이륙부터 착륙까지 전 과정을 자율로 처리합니다.
여기서 자율비행이란 단순히 미리 입력된 경로를 따라가는 수준이 아닙니다. 비행 중 발생하는 변수를 실시간으로 판단하고, 통신이 끊기는 상황에서도 임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의 자율성을 의미합니다. 솔직히 이 부분이 저를 가장 놀라게 했습니다.
더 중요한 건 사용자 인터페이스입니다. NSWC(Naval Surface Warfare Center) Dahlgren Division이 개발한 BMS(Battle Management System)를 통해 모든 드론을 제어하는데, 이게 태블릿에서 작동합니다. 복잡한 지상통제소가 필요 없다는 얘기죠. 병사들이 현장에서 직접 태블릿으로 목적지와 임무만 입력하면 드론이 알아서 날아가는 구조입니다.
EVADE(Early VTOL Aircraft Demonstration) 시연은 다섯 가지 임무 세트를 테스트합니다.
- 병참 지원 및 물자 수송
- 통신 중계 및 네트워크 확장
- 무기 탑재 및 전투 지원
- SAR(합성 개구 레이더) 정찰
- ISR/RSTA(정보·감시·정찰 및 표적 획득)
제가 보기에 이 중 통신 중계와 ISR이 실전에서 가장 먼저 활용될 것 같습니다. 특히 산악 지형이나 도서 지역에서 통신망 확보는 작전의 성패를 좌우하니까요.
Sikorsky와 헬기 산업의 미래

Sikorsky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사실이 상당히 아이러니하게 느껴졌습니다. 블랙호크와 아파치를 만들던 회사가 이제는 자신들의 유인 헬기를 대체할 수 있는 무인기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니까요. 물론 Sikorsky는 2015년 록히드마틴에 인수되었지만, 그래도 헬기 제조의 상징과도 같은 브랜드죠.
실제로 이 드론들의 목표 성능을 보면 소형 헬기의 많은 역할을 대체할 수 있습니다. 12시간 체공 시간은 대부분의 유인 헬기보다 길고, 조종사 없이 운용되니 인명 손실 위험도 없습니다. 특히 위험한 정찰이나 보급 임무에서는 무인기가 압도적으로 유리하죠.
저는 이 프로젝트를 보면서 미·중 드론 경쟁의 새로운 국면을 예상하게 됐습니다. 중국도 이미 Wing Loong이나 CH 시리즈 같은 중형급 군용 드론을 활발히 개발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ANCILLARY로 보병 단위까지 드론을 보급하려는 전략을 추진하면, 중국도 비슷한 방향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투자 관점에서 보면 드론 제조사에 대한 직접 투자는 신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분야는 이미 너무 많은 업체가 뛰어들었고, 최종적으로 군 납품에 성공하는 업체는 소수에 불과할 테니까요. 오히려 드론에 들어가는 센서, 배터리, 자율주행 반도체 같은 핵심 부품 쪽이 더 안정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습니다.
DARPA는 2025년 말까지 이 기술을 실전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아마 관련 뉴스나 기사도 찾아보면 있을 듯합니다. 프로그램 책임자인 Phillip Smith 소령의 말대로 "완벽한 첫 비행보다 빠른 개발"에 초점을 맞춘 결과죠. 실전 데이터를 빨리 확보해서 개선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정리하면, ANCILLARY 프로젝트는 단순한 신형 드론 개발이 아니라 전술 체계 자체의 변화를 추구합니다. 보병이 직접 항공 자산을 요청하고 통제하는 시대가 곧 올 것 같습니다. 제 경험상 군사 기술의 민간 전이는 생각보다 빠르게 일어나니, 몇 년 후에는 이런 자율비행 기술이 상업용 드론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관련 기술 동향을 계속 지켜보는 게 흥미로울 것 같네요.
참고: https://www.darpa.mil/news/2025/evade-drone-capabilities-warfighters
기사: https://www.dongascience.com/news/73402
화면 너머 무감각한 살상 '드론전쟁'…로봇이 벌일 미래전쟁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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